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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불러오는 전기차 화재…피해 심각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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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맨
2024-10-10 14:25
‘화마’ 불러오는 전기차 화재…피해 심각한 이유는?
지난 8월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 불이나 주변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93대가 그을리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해당 아파트의 전기와 수도가 끊겨 입주민 800여 명이 이재민 신세가 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해 외부 충격으로 인해 손상된 배터리셀을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한 점 등이 피해 규모를 키웠지만, 최근 배터리 폭발로 인한 전기차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배터리 포비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전기차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방법과 배터리 폭발을 막을 수 있는 기술도 관심을 받고 있다.
도로 위에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가 많아질 날이 머지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전기차는 약 4,000만대로, 2018년의 6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2035년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은 50~9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대로라면 10여 년 후에는 대략 5억 대의 전기차가 세계 곳곳을 누비게 된다.
그런데 최근 자주 발생하는 배터리 폭발 사고가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기차의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고, 열방출률 역시 내연기관차보다 낮다. 하지만, 불이 났을 때 피해가 크고 진압이 어렵다는 점이 수요를 낮추고 있다. 앞서 살펴본 화재처럼 지하 주차장 등 구획된 공간에서 전기차에 불이 나면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커지는데 한국처럼 국토가 협소한 나라는 주차장과 충전 설비를 지하에 마련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폭발로 인한 전기차 화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전기차 화재 큰 이유는? 배터리 적재 방식 때문
보통 전기차에는 리튬 이온의 흐름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전해액 안에 양극과 음극이 분리막을 사이에 두고 놓여 있다. 리튬 원자는 불안정해서 전자를 잃어버리는 경향이 강하다. 단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는 양극에서 니켈, 코발트, 산소와 어우러져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사진 2. 리튬 이온 배터리의 구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분리막으로 내부단락, 즉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차단한다. ⓒshutterstock
충전이 시작되면 리튬 원자가 리튬 이온과 전자로 나뉘어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리튬 이온은 분리막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해 음극으로 가고, 분리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전자는 외부 도선을 따라 음극으로 향한다. 두 물질 혹은 입자는 음극에 있는 흑연층에 사로잡혀 그대로 머무른다. 이 상태에서 배터리에 전기 공급을 원하는 장치가 연결되면 리튬 이온과 전자가 충전 때와 정반대로 움직이면서 전기가 흐른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재질로 만들어진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차단한다. 그런데 제조 결함, 과충전 및 과방전, 외부 충격 등으로 분리막이 손상돼 양극과 음극이 연결될 경우 배터리 내부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특히 양극은 산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발열이 더 가속화되는데 온도가 300℃ 안팎까지 오르면 전해액이 녹으면서 수소와 여러 가연성 물질이 나오고, 이후 배터리가 모두 탈 때까지 연소한다.
전기차 화재 피해 규모가 특히 큰 이유는 배터리를 적재하는 방식 때문이다. 보통 전기차에는 대용량 배터리 1개가 들어있지 않고, 작은 배터리 수백 개를 묶어 만든 배터리팩이 탑재된다. 배터리셀을 쌓아 모듈을 구성하고, 모듈을 묶어 팩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렇게 많은 배터리가 한데 뭉쳐 있기 때문에 한 개가 폭발하면 인접한 배터리에 불이 옮겨붙어 연쇄적인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초기 화염을 제거하더라도 잔열로 인해 배터리들의 온도가 잇달아 오르는 점도 피해를 키운다.
대응보다 예방이 최선…배터리 폭발 막을 기술은
그렇다면 진화가 어려운 이유는 뭘까. 먼저 배터리 폭발로 인한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불이 옆으로 번지기 때문에, 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기로 초기에 감지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보통 배터리는 전기차 차체 하단에 위치하고, 보호팩으로 덮여 있어 물을 뿌려도 잘 스며들지 않는다. 그래서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진압하는 ‘이동식 수조’, 불이 난 전기차에 덮개를 덮어 산소를 차단해 진압하는 ‘질식소화 덮개’가 최선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동식 수조는 지하 주차장처럼 층고가 낮고, 공간이 협소한 곳에 투입하기 힘들고, 질식소화 덮개는 진압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화재는 대응보다 예방이 최선이므로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들은 폭발을 막기 위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 한 예로 배터리를 만들 때 Z폴딩 방식을 도입해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지그재그 방식으로 포개듯이 감싸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양극과 음극이 완전히 분리될 뿐만 아니라 모서리 부분에서 양극과 음극이 닿을 가능성이 줄어 화재 위험이 줄어든다. 이밖에 전해액의 분자 구조를 바꿔 불이 붙는 온도를 높이거나 음극의 소재를 바꿔 부피 팽창을 줄이는 시도도 활발하다.
한편 배터리 안전성의 전기차 보급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전고체 배터리’가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액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돼 있어 폭발 위험이 거의 없으면서 전기 에너지 밀도가 기존 배터리보다 높다. 하지만 고체 전해질은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이온 전도도가 낮고, 주원료인 황화물, 산화물, 고분자 등의 가격이 비싸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2027~2030년에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다.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가 지속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좀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만큼, 그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글 : 김우현 과학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 유진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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