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52회 댓글 0건

머니맨
2025-05-12 14:25
[칼럼] 연두색 번호판은 실패한 정책 '부를 상징하는 소비 수단으로 변질'
현재 시행하고 있는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가격이 아닌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토헤럴드 AI)
[오토헤럴드 김필수 칼럼] 윤석열 전 정부는 지난 2022년 대선 공약의 일환으로 법인차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핵심은 ‘연두색 번호판’ 도입. 세제 구멍을 메우고, 과도한 혜택을 누리던 법인차 사용을 통제하겠다는 취지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국내 법인차 제도는 오랫동안 ‘탈법과 편법’의 온상이었다. 개인 승용차와 달리 차량 구입부터 유지, 운행까지 거의 모든 비용을 법인 명의로 처리할 수 있고, 여기에 따라 상당한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가의 수입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출퇴근은 물론, 가족용으로도 활용하는 일이 빈번했다. 세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법인차 규제가 사실상 없는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정부는 ‘눈속임’에 가까운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해 여론의 눈치를 보게 만들겠다는 계산을 했다. 사회적 시선이 억제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였지만, 이는 지나치게 순진하고 비전문적인 발상이었다. 실제로 제도 시행 후 고급차 판매는 다시 늘었고,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한 법인차는 오히려 일종의 ‘계층의 상징’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당시 정책의 기준도 조잡했다. 모든 법인차가 아닌, 8000만 원 이상의 차량에만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한 것이다. 이 기준은 보험사 고급차 보험료 할증 기준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부가 스스로 규제의 정당성과 형평성을 훼손한 셈이다.
그 결과, 차량 가격을 7990만 원 등으로 조정해 편법적으로 번호판 부착을 피하는 사례가 쏟아졌고, 일부 소비자는 아예 ‘연두색 번호판’ 자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연두색 번호판에 어울리는 차량 색상을 골라 ‘깔맞춤’을 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번호판 도입에 따라 발생한 행정비용과 민간 부담도 적지 않다. 번호판 교체 비용, 과속 단속장비의 인식 오류 테스트, 주차장 출입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수많은 부대비용이 발생했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었다. 그렇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법인차 세제 누수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다.
제대로 된 법인차 규제는 가격이 아닌 ‘사용 목적’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처럼 차량 사용 시간, 장소, 목적, 운전자, 대면 인물 등을 기록한 운행일지 작성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임직원 전용 종합보험 가입, 불법 이용 적발 시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사후관리와 처벌 조항도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처럼 주(州)별로 가족 사용 금지를 명문화하거나, 법인차 한도를 정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다. 다만 싱가포르처럼 법인차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 법인차는 기업 활동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유용한 수단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형사처벌 조항이 선진국의 수십 배에 이르고, 규제가 많아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연두색 번호판과 같은 탁상행정이 더해진다면, 기업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연두색 번호판이라는 상징적 조치가 아닌,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법인차 제도 개선이다.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외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지금처럼 세금은 낭비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정책은 결국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길밖에 되지 않는다.
연두색 번호판은 실패한 정책이다. 낭비만 초래하고 규제는커녕 상징 소비로 변질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김필수 교수/[email protected]

머니맨
회원 먹튀사이트 최신글
-
바이두 아폴로 고, 자율주행 차량 호출 1,100만 건 돌파…글로벌 확장 가속
[0] 2025-05-23 17:25 -
볼보 트럭 드라이버 챌린지 성료…연료 효율과 지속 가능성 강조
[0] 2025-05-23 17:25 -
미니코리아, 창립 20주년 기념 고객 사진전 개최…다채로운 볼거리·즐길 거리 제공
[0] 2025-05-23 17:25 -
한국자동차공학회 춘계학술대회 성황…미래 모빌리티 기술 논의 활발
[0] 2025-05-23 17:25 -
유럽 전기차 시장 지각 변동… BYD, 4월 판매량 첫 테슬라 추월
[0] 2025-05-23 17:25 -
극도의 쐐기형 디자인,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묘하게 인상적
[0] 2025-05-23 17:25 -
'누가 제값 주고 전기차를 사' 지난달 中 전기차 평균 할인율 16.8% 도달
[0] 2025-05-23 17:25 -
CATL, 혼다와 전략적 협력 심화… LFP, CTB, 공급망 등 전방위 협력
[0] 2025-05-23 14:25 -
중국 전기차 네타, 파산 심사 소송 휘말려… 자진 파산설 부인
[0] 2025-05-23 14:25 -
MINI 코리아, 창립 20주년 기념 두 번째 사진전 진행...LP 음반 커버 연상
[0] 2025-05-23 14:25
남자들의 로망
시계&자동차 관련된 정보공유를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기아 타스만 최대 12년 유지, 스타일링 변화와 파워트레인 업그레이드
-
'현대차ㆍ기아' 英 시장 점유율 1위, 1등은 아니지만 가장 많이 팔린 SUV 덕분
-
폭스바겐, 타임리스 아이콘 ‘골프’ 다채로운 매력 알릴 ‘골플루언서’ 모집
-
콘티넨탈, 레이더 센서 2억 개 생산 돌파 …안전성 및 자율주행 시대 선도
-
이제 서른 살. BMW 코리아, 영종도 드라이빙 센터에서 큰 잔치 벌인다
-
랠리 머신 '디펜더 다카르 D7X-R' 테스트 완료, W2RC 질주 준비 끝
-
중국 브랜드 전기차, 인도네시아 급성장... 현대차ㆍ일본 브랜드 '초비상'
-
'뉴욕에 펼친 한국의 숲' 제네시스,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몰입형 전시 개최
-
[칼럼] 연두색 번호판은 실패한 정책, 부를 상징하는 소비 수단으로 변질
-
만우절 농담이 아니었어... 미니 컨트리맨 ‘사막을 달리는 괴물’로 변신
-
폴스타, 전기차 부문 고객충성도 대상 3년 연속 1위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미국산 부품 비중 50% 넘어야… 자동차 업계 '촉각'
-
기아 오토랜드 광주의 첫 전용 전기차 EV5… 글로벌 판매로 기대감 고조
-
'세련된 컬러감으로 다시' 쉐보레, 2026년형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 그란카브리오 엔트리 출시 '프리마 에디치오네' 한정 제공
-
폴스타, '2025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전기차 부문 3년 연속 1위 수상
-
BMW, 창립 30주년 기념 '컨버터블 · 쿠페 · 세단' 온라인 한정판 5종 출시
-
'불안정한 대외 환경 속에도' 람보르기니 1분기 판매 역대 최고
-
기아, 인도 전략형 3열 미니밴 '카렌스 클라비스' 완전 공개
-
폴스타코리아, 국내 최대 규모 ‘스페이스 수원’ 오픈…고객 접점 확대 속도
- [유머] 술판 막으려고 그늘 없애버린 구청
- [유머] 사자의 갈기를 훔친 냥아치
- [유머] 어벤져스 5 6 개봉연기
- [유머] 좋군좌 근황
- [유머] 더 나아진 국민연금
- [유머] 알바생 덕에 대박난 사장님
- [유머] 회사복지
- [뉴스] 3년 전, 손바닥에 王자 새기고 나온 윤석열... 권영국은 '民자' 쓰고 나왔다
- [뉴스] 대선 '후반전', 어떤 키워드 강조했나 봤더니... 이재명 '경제' 208번 vs 김문수 '방탄' 204번
- [뉴스] 주한미군, '감축설은 사실 아니다'... WSJ 보도 정면 반박
- [뉴스] 남해 저수지에 60대 자매 차량 추락... 동생 숨지고 언니 중태
- [뉴스] 제주도 사망 교사 유족, '하루에 10통... 심야에도 항의 전화 시달려'
- [뉴스] 사회 분야 대선 토론회, 정책은 실종되고 '인신공격'만 난무
- [뉴스] 정형돈 '부모의 불안, 아이에게 전달돼'... 불안장애 어려움 고백